영화 <시민 케인> 리뷰

영화 줄거리

영화는 대중 매체 재벌 찰스 포스터 케인(오손 웰스)의 죽음과 함께 시작됩니다. 케인이 죽기 직전 남긴 단어 "로즈버드"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한 기자가 케인의 생애를 추적하며 그의 삶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영화는 케인의 다양한 지인을 인터뷰하며 그의 유년기, 성공, 사랑, 그리고 몰락에 이르는 복잡한 생애를 퍼즐처럼 맞춰갑니다. 하지만 "로즈버드"의 진정한 의미는 마지막까지 밝혀지지 않고, 관객만이 그의 인생을 정의하는 상징을 알게 됩니다. 

영화의 혁신과 특징

시민 케인은 전통적인 시간 순서에서 벗어나, 플래시백과 인터뷰를 통해 찰스 케인의 삶을 조각처럼 풀어냅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케인의 복잡한 인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오손 웰스는 화면의 앞과 뒤를 모두 선명하게 담아내는 딥 포커스 촬영을 사용해, 장면 속 다양한 요소들을 강조했습니다. 로우 앵글은 케인을 더 거대하고 권위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카메라를 낮게 두고 촬영했습니다. 몽타주와 시각적 은유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편집과 장면 전환으로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습니다. 케인이라는 캐릭터의 인생은 아메리칸드림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합니다. 그의 유년기에서의 상실(로즈버드)과, 성공 뒤의 외로움은 자본주의 사회의 성공 신화가 가진 허무함을 드러냅니다.

주요 주제와 메시지

케인은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졌지만, 결국 모든 인간관계를 잃고 외로움 속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영화는 권력의 추구가 가져오는 인간적 고립과 비극을 경고합니다. 영화 속 모든 인터뷰와 회고는 각각의 기억에 따라 다르게 묘사됩니다. 이를 통해 "진실"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불완전한지를 보여줍니다. 케인의 성공 스토리는 아메리칸드림의 전형이지만, 그 이면에는 행복과 인간다움의 상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

영화 시민 케인의 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초중반의 미국 사회와 그 변화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특히, 영화는 미국의 자본주의 발전, 언론 산업의 부상, 정치적 부패, 그리고 개인주의와 고립의 문제를 강조하며,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깊이 반영합니다.

시민 케인의 주인공 찰스 포스터 케인은 실제 신문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모델로 했습니다. 허스트는 신문, 잡지, 방송 등 여러 미디어를 소유하며 막대한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20세기 초는 신문이 가장 강력한 미디어로 자리 잡은 시기였습니다. 당시 언론은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여론을 조작하는 도구로도 활용되었습니다. 영화 속 케인은 신문을 통해 대중을 조작하고 자신만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언론이 정치와 경제 권력의 도구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영화는 막대한 부와 권력을 소유한 개인이 민주주의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판하며,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던 시기의 미국 사회를 반영합니다. 

시민 케인은 대공황 이후의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 속 케인의 재산과 사업은 대공황 이전의 자본주의적 성공을 상징하지만, 그의 개인적 몰락은 대공황이 가져온 사회적 충격과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암시합니다. 영화는 과거 미국 자본주의의 과도한 자유와 탐욕을 비판하며,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으로 상징되는 정보 개입의 필요성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찰스 포스터 케인은 언론을 통해 대중의 여론을 통제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합니다. 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언론과 정치의 결합 현상을 반영합니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는 신문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퍼뜨리고, 여러 선거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케인의 정치적 야망이 좌절되는 장면은 허스트의 실패한 정치적 경력과 평행선을 이룹니다. 영화는 미디어가 권력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중을 위한 정보 왜곡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또한 20세기 초반은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개인주의가 부상하던 시기였습니다. 영화는 케인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쌓아가며 정치적으로 인간적 관계를 잃고 고립되는 모습을 통해 현대적 개인주의의 어두운 면을 드러냅니다. 이는 미국 사회가 산업화로 인해 전통적인 공동체와 가족 관계가 악화되고, 개인적 성공과 물질적 부가 최우선시되던 시대적 특징을 반영합니다. 

영화 제작 당시인 1940년대 초반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진 시기였습니다. 미국은 아직 전쟁의 본격적으로 참전하지 않았지만, 국제적 긴장감과 정치적 불안정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었습니다. 영화 속 케인의 정치적 야망과 대중 선동은 독재자들의 선전 전략과 유사하게 묘사되며, 당시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혼란과 공명합니다. 

영화 총평

시민 케인은 1941년 개봉한 오손 웰스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독창적인 연출, 실험적인 촬영 기법, 복잡한 내러티브 구조로 영화계에 혁신을 불러왔으며, 지금도 많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시민 케인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영화 예술의 진보를 보여준 혁신적 작품으로, 독창적인 연출과 철학적 주제를 결합하여 대중 영화와 예술 영화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걸작으로, 모든 영화 애호가가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